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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생각

미국 출장때 영어를 못해서..

by 개똥철학을 떠드는 늦깍이맘 2024. 10. 29.

오래전에 생각해 보면 10년이 훌쩍 넘었다.
달라스 출장을 갔다.
다른 때 출장은 한국에서 팀이 꾸려져 함께 왔었다.
근데 첫 달라스 출장은 혼자 비행기를 타고 렌트해서 운전해서 호텔로 왔다.
달라스 프로젝트는 미국에서 꾸려진 팀으로 구성되었다.
PM(Project Manager)은 달라스에서 근무하는 인도에서 온 분이었다.
PL(Project Leader)는 한국에서 이민 오신 한국계 회사에서 일하고 계신 분이었다.

당시 난 영어를 유창하게 하지 못했다.
영어로 이야기하기 위해선 미리 인터넷으로 찾아서 문장을 만들어 두어야 했다.

당시는 스마트폰도 없었고 실시간 번역해 주는 것도 없었다.

암튼, 혼자 공항을 나와 렌터카를 빌렸고 이미지도 없는 내비게이션에 의지하여 호텔로 운전하여 숙소에 도착했다.

내가 잘 도착했는지, 제대로 왔는지, 문제가 생겼었는지, 등을 확인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는 상태였다.

팀으로 출장을 올 땐 모두 함께 이동하였기에 누구 하나라도 공항에서 제대로 나오지 못하면 확인했었다.

혼자 오게 된 프로젝트는 그런 걱정은 그 누구에게도 없었다.

다음날 회사로 가서 사람들을 만나서야 내가 제대로 도착했다란 사실을 확인할 뿐이었다.

나를 제외한 이들은 미국에서 사는 이들이었다.

난 주말에 혼자 숙소에 머물렀다. 처음 머물던 숙소가 마음에 안 들어 어차피 혼자였기에 PL이 제안한 곳으로 옮겼다.

새로 옮긴 숙소는 한국에서 온 출장자들이 머물던 곳이 아니었다. 내가 처음 온 한국인이었다.
영어를 제대로 못하는 나는 숙소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혼자 해결해야 했다.

숙소에 하루는 귀뚜라미가 들어온 거 같았다.
방에서 계속 울려서 잠을 자는데 불편했다.

나는 프런트로 가서 영어로 열심히 설명을 하려고 했다.
프런트 직원은 좀 듣다가 무시하기 시작했다.
못 알아듣는다고 말도 안 하고 내가 열심히 이야기하고 있는데 자신의 일을 그냥 했다.

내 말에 귀를 기울이지도 쳐다보지도 않았다.
굉장히 기분이 나빴다.

나중에 친구에게 이야기를 했더니 미국인들 중엔 영어를 못하면 그냥 무시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했다.

나만 당한 경우가 아니었던 것이다.

영어를 못하면 그냥 무시하는 사람들이 있었던 것이다.

이 사실에 대해서 난 당시 불쾌했고 미국사람들에 대한 부정적 생각을 했다.

근데, 생각해 보니 이 경험으로 미국에 사는 모든 사람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갖는 것은 아닌 거 같다란 생각이 들었다.

이런 사람은 비단 미국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사는 어느 곳에서나 있다란 생각이 들었다.

세상 사는 곳에 존재하는 사람들은 다양하다.
친절한 사람도 있고, 불친절한 사람도 있다.

내가 그 순간 만난 사람은 내가 느낄 때 불친절한 사람이었을 뿐이다. 그 경험으로 미국에 거주하는 모든 사람이 그렇다고 단정하는 건 내가 편견을 갖게 되는 것이다.

어디에나 사람은 다양함을 인정하면 그냥 받아들일 수 있다.
그 사람도 나같이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하는 사람을 계속 만나 보니 불편해서 그냥 무시하는 걸 선택했을 수도 있다.

사람을 판단하는 나의 습관을 바꾸고 싶다.
우리는 많은 순간순간 판단을 한다.

그냥 받아들이면 여러 가지 편안함이 있는데 판단하고 감정을 느끼고 불편함을 갖게 된다.

순간 이 경험이 떠오르면서 이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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